‘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은 19세기에 등장하여 20세기 중반에 자리 잡았으며 21세기에 들어서 서구 문학에서 주목받는 장르로 성장하였다. 전통적이면서도 전위적인 장르인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은 종교적 묵시록의 문화적 흔적을 담고 있으며, 근대화 과정에서 수반되는 위기의식을 스며들게 하여 서구 문명관과 역사관을 생생히 반영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 작가들은 문명이 붕괴된 후 생존의 어려움과 환경상을 상상하며, 세계 구축을 가장 중요한 서사 전략, 미학적 주제, 사상 실험으로 삼는다. 새로운 세계와 오래된 세계, 허구 세계와 경험 세계 간의 관계와 긴장을 표현함으로써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은 낯설게 하는 독서 효과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반본질주의적 비판 태도를 드러내며 서구 ‘현대성’ 개념에 대한 다차원적 검토 공간을 열고 내재된 지배성, 단일성, 모순성을 깊이 폭로한다.